처음이니까 더 중요한 것들
알지만 알기에 쉽게 넘어가는 것들, 그래서 실제로는 모르는 것들을 말하려고 해요.
직장 생활의 시작은 단순한 출근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신입으로서의 첫인상은 꽤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그게 내 커리어의 흐름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신입 시절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해요.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초반에 꼭 챙겨야 할 다섯 가지 습관과 태도는 있습니다. 하나씩 정리해 볼게요.
목차
시간 준수 & 인사는 나의 기본기가 되어야 한다
시간, 인사, 태도 — 작지만 강한 신뢰의 시작
직장 생활의 첫 평가는 늘 기본기에서 시작됩니다.
출근 시간, 인사 습관, 듣고 메모하는 태도.
이 세 가지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으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신뢰감 있는 신입’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요.
📌 시간: 20분 일찍 출근하는 습관
지각은 단 1~2분이어도 생각보다 치명적입니다. “이 친구, 시간 개념이 좀 없네?”라는 인식은 쉽게 생기고,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요. 게다가 지각은 상당수가 습관이더라고요. 평소 지각을 안 하는 사람들은 거의 지각을 하지 않는 반면, 한 번씩 지각을 하는 사람들은 지각이 매우 잦은 편이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 출근은 최소 10~20분 일찍 도착해서 여유롭게 준비하세요.
- 커피 한 잔 마시며 컴퓨터 켜고, 이메일이나 당일 일정을 미리 살펴보는 여유가 중요합니다.
- 이런 습관이 쌓이면 단순히 ‘성실함’을 넘어서, 준비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듭니다.
회사를 일찍 와서 일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제가 주구장창 강조한 것은 '스스로의 커리어'를 만드는 거라 했어요. 이 커리어에는 '인맥', 다시 말해 '사람 간의 관계, 네트워크'가 포함되며, 또한 이 커리어에는 '자신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요. 회사에 일찍 와서 커리어 향상을 위한 책을 읽더라도 회사에 일찍 오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 누구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아요. 그런데도 아직 성실하지 않으신가요? 아직도 회사에 늦게 가려는 이유를 찾고 계시지는 않나요?
📌 인사: 많이 할수록, 관계가 빨리 풀린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인사를 잘하라”는 말, 신입 시절엔 정말 진리입니다.
-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용기
- 점심시간, 회의 전후, 복도에서 마주칠 때의 짧은 미소나 고개 인사
- 특히 엘리베이터 같은 어색한 공간에서 인사를 건네면 인상이 확 바뀝니다
물론 억지로 꾸며진 느낌이 나면 어색할 수 있지만, 그걸 감수하고도 먼저 인사하는 태도 자체가 호감의 시작이에요.
관계 맺기에 최선을 다하자
팀원, 상사, 타부서 —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직장은 결국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공간’이에요. 일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특히 신입사원이라면 처음부터 너무 조용히 혼자 있으려 하기보단,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노력이 필요해요. 좋은 관계는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기반이에요.
📌 팀원: 가벼운 대화가 관계의 시작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작은 대화 하나로도 거리가 확 줄어들어요.
- 점심 식사, 커피 타임, 퇴근길 같이 이동할 때 → “혹시 근처 맛집 아세요?”, “오늘 진짜 덥죠” 이런 가벼운 말부터 시작해 보세요.
- 특히 신입 때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 리액션을 잘하는 게 더 좋아요. 잘 웃고, 잘 들어주는 사람은 누구든 좋아하게 되어 있어요.
업무 이야기보다 일상 이야기에서 신뢰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 상사: ‘보고’는 생각보다 강력한 무기
상사와의 소통은 부담스럽지만, 사실 포인트만 잘 잡으면 어렵지 않아요.
- 일을 시작할 땐 “이렇게 진행해 보겠습니다”
- 중간엔 “지금 여기까지 됐습니다”
- 끝날 시점엔 “이렇게 마무리했고, 다음 단계는 이렇게 생각 중입니다”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상사는 ‘아, 이 사람 일에 책임감 있네’라는 느낌을 받아요. 그리고 업무 외에도 짧게나마 상사와 대화하려는 태도는 꽤 좋은 인상을 줍니다.
거기에 “최근 프로젝트 재밌게 하시더라고요!”, “저도 저런 거 맡아보고 싶어요” 이런 말 한마디가 그 사람과의 관계, 또는, 내 커리어의 도약의 새로운 계기를 만들기도 해요.
📌 타 부서: 말투 하나로 인상이 달라진다
신입 때 타 부서 사람들과 직접 마주칠 일은 많지 않지만, 이메일, 협업툴, 회의에서의 모습으로도 여러분은 이미 제 3자에게 ‘보이고’ 있어요.
- 이메일은 무조건 정중하고 간결하게!
예시)
안녕하세요, ○○팀 신입 ○○입니다.
관련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도록 첨부드리며,
궁금하신 부분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슬랙이나 팀즈 같은 채팅 툴도!
→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되, 말 끝마다 이모티콘 남발은 지양!
- 회의에선 깔끔한 리액션을!
고개를 끄덕이거나 “네, 이해됐습니다” 같은 짧은 응답만으로도 ‘이 사람 열심히 듣고 있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요.
정중하고 간결한 커뮤니케이션은 언제나 통합니다. 그리고 관계 맺기는 억지로 친해지라는 게 아니에요. '나는 이곳의 일부다'는 태도와 분위기에 녹아들려는 노력이 중요하고, 이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에는, 나의 커리어를 발전시킴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해요. 여기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훗날 나의 인적 자원, 고객, 파트너가 될 사람들이니까요!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닌,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배우고, 기록하기를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자
신입 시절의 배움은 그 자체로 자산이에요. 무엇을 배웠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정리하고 내 것으로 만들었는지가 중요합니다.
- 받은 자료는 정리하고 구조화하세요.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게 폴더/파일/메모 방식부터 잡아두는 게 좋아요.
- 처음 해보는 일은 작은 업무 매뉴얼로 남겨두세요. 다음에 같은 일 맡았을 때 훨씬 수월합니다.
매주 한 번은 내가 한 일을 돌아보고, “여기선 뭐가 아쉬웠지?”, “다음엔 어떻게 하지?”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게 진짜 성장이에요.
성장을 부르는 똑똑한 질문을 하자
묻는 사람이 결국 더 빨리 성장해요, 그러나 똑똑하게 물어야 빨리 성장한다.
일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드는 생각 중 하나, “이거… 물어봐도 될까?”
사실 질문은 ‘모른다’의 표시가 아니라,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보다 질문을 던지는 신입이 훨씬 더 신뢰를 받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묻느냐가 더 중요해요.
그냥 “이거 어떻게 해요?”라고 물으면, 상대도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애매할 수 있어요.
대신 이렇게 물어보면 훨씬 좋아요.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이렇게 진행하면 될 것 같은데, 이 방향으로 가도 괜찮을까요?”
이런 식으로 내가 이해한 내용을 먼저 말하고, 확인받는 방식으로 질문하면, 내가 진지하게 생각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설명하는 사람도 훨씬 편하게 도와줄 수 있어요. 중간에 생길 자질구레한 불필요한 소통 과정을 과감히 생략할 수 있어 본질에 가까운 다이렉트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죠.
질문은 자체로 성장의 출발점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 결국 일의 ‘맥락’을 빨리 이해하게 돼요.
- 그리고 한 번 배운 건 오래가고, 실수도 줄어듭니다.
더 중요한 건, 묻고 → 듣고 → 정리하는 루틴을 갖는 사람은 매일 조금씩 쌓이는 실력이 생겨요.
질문은 그저 궁금해서 던지는 게 아니라, 내가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알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에요. 그걸 눈치채는 선배는 반드시 있어요.
질문이 쌓이면, 신뢰도도 따라옵니다.
신입 시절에 많이 묻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다만, 매번 같은 걸 반복해서 묻는 건 피해야겠죠. 그래서 질문 후 정리가 중요합니다.
- 받은 답변은 메모해 두고!
- 유사한 상황에서 다시 찾아보며!
- 다음 질문 땐 더 깊이 있게!
질문 하나 잘 던졌을 뿐인데 “이 친구는 배울 자세가 돼 있네”라는 말을 듣게 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에요.
요약하자면, 질문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질문의 형태를 가진 질문을 마구 할 것이 아니라, 똑똑한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 이건 꼭 기억하셨으면 해요.
자잘한 일도 책임감 있게
작은 일, 시키는 대로만 하지 마세요
'책임감'이라는 말을 다시 정리합시다!
책임감은 A라는 일을 끝낸다의 '끝내다'에 강조점이 있는 단어가 아닙니다.
책임감은 A라는 일을 어떻게 끝낸다의 '어떻게'에 강조점이 있는 단어입니다.
책임감의 영어로 설명할게요.
책임감을 영어로 Responsibility라고 하죠.
📌 구성 의미
- re- : again, back (다시, 반응)
- spond: 라틴어 respondere = 대답하다 (respond)
- -ibility: ~할 수 있는 성질/능력 (-ability)
쉽게 풀어 보면, "누군가의 요청이나 상황에 대해 적절히 반응하고 대응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하는 거죠. 강조점은 어떻게('적절히 반응하고 대응')에 있습니다.
이걸 제가 다른 글에서 썼던 표현으로 치환한다면, '이타적'이라는 단어를 선택할 수 있겠네요. 상대가 이걸 왜 요구했는지 그 본질에 입각하여 상대가 요구한 것에 맞춰 응답해 주는 것!
입사 초기에 맡게 되는 일에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가 많을 겁니다. 문서 정리, 회의실 세팅, 자료 출력 같은 자잘한 일들 말이죠. 그래서 대충 해도 티가 안 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반대예요! 이런 작은 일일수록 더 꼼꼼하게, 더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이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회의 준비 하나만 봐도 그래요.
- 회의실 정리되어 있고
- 발표 자료 순서 정돈돼 있고
- 노트북부터 모니터가 완비되어 켜져 있고
- 참석자에게 미리 일정 공유까지 돼 있고, 한번 더 리마인더
- 집중할 수 있는 회의실 온도, 쾌적한 공기까지!
시켜서 하는 사람과,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사람은, 100% 디테일에서 차이가 납니다.
한 번은 회의가 길어지던 날이었어요. 분위기도 지치고, 얼굴들에 피로감이 가득했죠. 그때, 한 직원이 큰 통에 얼음 가득 담긴 물을 들고 조용히 들어왔어요. 순간 모든 시선이 쏠렸고, 다들 “와우!”를 외쳤죠. 얼음물 한 잔씩 나눠 마시며 심호흡, 그 짧은 리프레시 덕분에 회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그 직원은 회의의 본질이 ‘빠르게 결론을 내리는 것’ 임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거죠. 고작 얼음 몇 개였지만, 그 작은 센스 하나가 모두의 머리를 맑게 만들고 회의를 끝내게 했습니다. 화장실은 다녀올 생각을 해도, 얼음물은 아무도 생각 못했어요.
이런 걸 알아서 챙겼다는 것만으로도 상사는 “이 친구, 일머리 있다”는 인상을 받게 돼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런 세심함은 쉽게 잊히지 않아요. 결국 이런 사람은 어딜 가나 인정받는 사람이 되더라고요!
작은 일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내가 맡은 일이라는 생각으로 책임감 있게 해 보세요. 그 태도 하나라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인상을 만들어 줍니다.
신입사원으로서의 첫 시작은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습관을 만드는 시기예요. 일을 잘하다는 것은 자신의 커리어를 향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기본을 잘 지키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배운 걸 내 식대로 정리하고, 질문을 잘하며, 작은 일도 성실하게 처리하는 것. 이 다섯 가지만 실천해도, 커리어의 5할은 채우고 시작하는 거라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 직장에서 좋은 습관, 꼭 하나씩 만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