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긴장되죠.
“아무도 안 알려줘서 생긴 실수들” – 소소하지만 은근 치명적인 순간들
1편에서 ‘복장’, ‘시간’, ‘자리에서 가만히 있기’, ‘자기소개 타이밍’, ‘과하거나 소심한 말투’ 같은 핵심 실수들을 다뤘다면, 2편에서는 그보다 조금 더 소소하지만 티 나고 민망한 첫날 실수들을 모아봤어요.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상황들이니, 한번쯤 체크해두면 좋아요.
목차
"머리로 기억하겠지..."하며 메모 안하는 실수
첫날부터 쏟아지는 정보, 정말 많죠.
팀 구조는 어떻게 되고, 사내 시스템은 어디서 로그인해야 하고, 회의실 예약은 어떻게 하는지, 이메일 서명은 뭐로 써야 하는지, 심지어 커피는 어디서 마셔야 하는지도 알려주죠.
근데 꼭 있어요.
“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메모 하나 없이 듣기만 하는 분들.
정확히 말하면, 일단 외워보고, 모르면 나중에 다시 물어야지~ 하는 꽤 안일한 마음이죠.
근데 문제는요 —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다 외우는 건 누구에게나 어렵다는 걸 사람들은 이미 알아요.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여러분이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로 상대는 ‘아, 이 사람이 아까 내 말을 제대로 들었는지, 아닌지’를 정확히 알아챈다는 거예요.
↓ ↓ ↓ 실례 ↓ ↓ ↓
실제로 이런 경우 많아요.
오전에 아래와 같이 설명해줬어요.
“B 문서는 매주 수요일 오전까지 팀 공유 드라이브에 넣어주시면 돼요.”
📌 정말 집중해서 들었던 사람은 나중에 이렇게 물어요:
“수요일까지 정리하는 그 B 문서요. 혹시 양식이나 폴더명은 따로 있을까요?”
📌 나중에 물어야지라고 생각한 사람은 꼭 이렇게 묻습니다:
“B 보고서는 언제까지 드리면 된다고 말씀하셨죠?”
…이 두 질문, 말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릅니다.
전자는 내용을 제대로 듣고 추가로 확인하는 ‘성실한 질문’이고, 후자는 아예 안 들었거나, 그냥 대충 넘긴 티가 나는 질문이에요.
그리고 선배나 동료는 이걸 정확히 알아챕니다. 바로 그 순간, ‘이 친구는 말할 땐 고개는 끄덕였지만, 사실 집중 안 했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거죠.
질문을 하는 건 잘못이 아니에요. 오히려 모르면 적극적으로 묻는 자세, 당연히 필요하죠. 다만,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묻느냐’는 조금 더 이타적 고민과 이타적 배려가 필요해요.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9시부터 6시까지의 근무 시간 동안 각자 나름의 루틴과 스케줄, 몰입 리듬을 가지고 있어요. 내가 궁금한 한 마디가 누군가에겐 그날 업무 흐름을 망치는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는 점,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신입이니까~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지!” 이 말로 합리화는 그만! 입사한 순간부터는, ‘신입’이 아니라 이 회사의 구성원이에요. 그만큼, 나의 행동 하나가 동료의 시간과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조금씩 자각해나가야 해요.
너무 까칠하게 느껴지냐고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당신이 지금 자격증 시험이나,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해볼게요. 오늘 안에 끝내야 할 분량이 있고, 정말 집중해서 문제를 풀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계속 툭툭 건드리면서 질문을 던진다면?
질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 타이밍과 흐름이 깨진다는 게 더 문제인 거죠. 그러니 한 번 말할 때 가급 완전한 이해를 하는 게 좋고, 만약 질문을 한다면 했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서 하는 질문이 아닌, 심화된 질문이어야겠죠!
💡 현실 예방법
- 노트 하나 들고 다니기! 별 내용 없다고 생각되더라도 ‘기록하는 태도’는 좋아 보인다! (전자기기를 써도 되지만, 첫날엔 손으로 메모하는 게 더 깔끔해 보여요)
점심 시간, 동료 탐색의 기회를 놓치는 실수
첫 출근. 낯선 사무실, 낯선 사람들 틈에서 “어떻게든 잘 보여야겠다”, “내 존재감을 좀 보여줘야 하나?”, 이런 부담감, 다들 한 번쯤 느껴보셨을 거예요. 그래서 점심 시간은 왠지 ‘오늘 나를 각인시킬 수 있는 시간’처럼 느껴지죠. 근데 그 마음이 너무 앞서면, 실수가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분위기와 상관없는 과한 질문을 한다든지, 너무 적극적으로 자기 얘기만 한다든지, 아니면, 반대로 식사 내내 말 한마디 없이 리액션도 없이 멍하니 있는 경우도 있어요. 전자는 “부담스럽네”란 인상을, 후자는 “좀 소극적인데?”라는 인상을 줄 수 있죠.
특히 점심 자리는 팀원들이 ‘이 사람 어떤 사람일까?’ 하는 초기 탐색 시간인 만큼, 이때의 분위기가 꽤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해요. 이 시간은 여러분들의 매의 눈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의 성격, 그들의 관심사 등을 캐치할 수 있는 기회의 자리라는 걸 인지하고 있으면 좋습니다.
💡 현실 예방법
- 점심 자리에서는 대화 주도보다 리액션이 중요! 잘 듣고, 적당히 웃고, 공감하기!
- 어색할 땐 “회사 근처 맛집 뭐가 있어요?" 같은 가벼운 이야기 해보기!
열심히 하려다, 혼자 판단&결정 내리는 실수
신입사원이 가장 예쁘게 보이는 순간은 물어보고, 배우고, 차근차근 따라오는 모습일 거예요. 그런데 의욕이 앞선 나머지, 아직 다 이해 못한 일을 ‘혼자 해결해보겠다’며 빠르게 결정해버리는 경우, 은근 자주 있습니다. 또는 질문을 하거나 말을 건내기 부담스러워 이러기도 해요.
“누구한테 물어보기 애매해서(조심스러워서) 먼저 해봤습니다.”, “이 정도는 제가 알아서 해도 되겠지 싶어서 해봤습니다.” 이런 말을 하게 되는 그 순간…예상치 못한 팀원의 눈총이 있을 수도 있어요.
회사마다, 그 회사의 일의 종류마다, 혼자 처리를 할 수 있거나 해도 되는 경우, 팀원(선배 등)과 함께 해야 하는 업무가 있어요. 이걸 첫 출근 및 입사 초기에 혼자 바로 판단하는 건 경솔해 보일 수 있어요. 업무에 대해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는 이해가 되기 전까지는 팀원과 소통하는 습관을 기르시길 권해요.
↓ ↓ ↓ 실례 ↓ ↓ ↓
팀장은, 신입사원 M 씨에게 회사의 제품 소개서 리뉴얼 작업에 참여하라고 디렉션을 줬어요.
"이건 전에 쓰던 자료인데, 이번에 새 캠페인에 맞게 업데이트해보려고 해요. 기획팀에서 새 방향이 나오면 그걸 참고해서 리뉴얼 자료를 만들면 됩니다."
그런데 M 씨는 '기획팀 자료를 기다리면 너무 늦는 거 아닌가?' 싶어서, 혼자서 자료를 찾아보고, 기존 내용에서 삭제하고 추가하면서 '나름대로' 정리해 버렸어요. 그리고 나서 팀장에게 보여드렸죠. “팀장님, 기획팀 자료는 아직 없지만, 일단 제가 먼저 한번 정리해봤어요!”
📌 결과는?
- 캠페인 방향성과 안 맞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 과거에 시도하려 했으나 법적 이슈로 삭제했던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 이게 왜 문제였을까?
M 씨는 “빨리하려는 마음”이 앞섰지만, 결과적으로는 팀의 협업 흐름과 자료 완성도 모두 흐트러뜨린 셈이 된 거예요. 팀장은 이런 생각을 했을 수 있어요. “M 씨, 성실하긴 한데... 흐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너무 앞서가는 건 좀 위험하네. 어차피 기획팀 자료 오면 다 엎어야 할 텐데..."
💡 현실 예방법
- 혼자 판단하기 전에, “이런 식으로 진행해도 괜찮을까요?” 한 번만 확인하기!
- 고민이 될 땐, “제가 이 부분을 이해한 게 맞는지 한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라며 검토 요청 형태로 질문하기!
빨리 하려는 것보다, 정확히 잘 하는 것이 기본적 센스! 기본적 센스에 빨리 처리하는 속도가 갖춰지면 금상첨화. 아무리 빨리 하더라도 정확도가 떨어지면 시간 낭비. 함께 확인하고 같이 맞춰가는 과정을 보여주세요.
이전 회사 이야기 자꾸 꺼내는 실수 (특히 경력직!)
실무 이야기 나올 때, 자꾸 '이전 회사' 얘기 꺼내는 사람이 있어요. 경력직이 자주 하는 실수입니다. 아주 동료들 미치고 팔짝 뛰게 만드는 대표적 케이스.
분명 도움 주려는 의도지만, “전 회사에서는 이렇게 했는데요~”가 반복되면 “자꾸 비교하네”, “전 회사 얘기 너무 자주 해”라는 인상을 주고, 묘하게 기분이 언짢죠. 특히 아직 새 회사 시스템을 다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듣는 사람은 피로할 수 있어요.
💡 현실 예방법
- 팁을 주고 싶으면 “제가 전에 해봤던 방식인데요~ 혹시 참고되실까 해서요” 조심스럽게!
- 혹은 “여기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먼저 물어보는 센스!
- 팀 문화 파악 전에는 의견보단 질문 중심으로 가는 게 안전!
회사의 규모, 구조, 시스템에 따라 일하는 방식은 정말 다양하죠.
그리고 어떤 회사든 그 안에서 생겨난 업무 처리 방식이나 문화는, 그게 ‘좋은 방식’이든 ‘비효율적인 방식’이든 간에 나름의 이유와 배경이 있다는 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A 국가에서는 악법이라 불릴 만한 제도도 B 국가에서는 그 사회 구조나 역사적 맥락 덕분에 정당하게 기능할 수도 있잖아요.
회사도 마찬가지예요. 내 기준에선 납득 안 되는 규칙이나 시스템도, 그 회사가 지금까지 살아남고 돌아가기 위해 선택해온 방식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신입이나 경력직 모두, 처음 들어간 조직에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질 땐 바로 고치려 하기보다 먼저 “왜 이 방식이 생겼을까?”, “이 흐름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해요. 그 질문 하나가, 내가 앞으로 이 조직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기여할 수 있을지를 훨씬 더 스마트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회사와 라포가 생긴 후에는 맘껏 의견을 내세요!
퇴근 타이밍 눈치보다 ‘열혈 직장인’ 되는 실수
퇴근 타이밍, 첫 입사한 신입에게는 은근히 큰 난제예요.
퇴근 시간이 되면 "땡!" 하고 모두 우르르 나가는 회사라면 너무 감사한 일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죠.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으면 “아직 퇴근하면 안 되는 분위기인가...?” 싶어서 괜히 모니터만 켜둔 채 멍하게 앉아 있게 되기도 해요. 먼저 조용히 가버리면 “어, 벌써 갔어?” 같은 말이 나올까 걱정되서 눈치 보다 타이밍 놓치는 경우, 정말 흔합니다. 특히 소속 선임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 더 눈치 보이죠. 괜히 먼저 일어났다 ‘예의 없다’는 인상 줄까 봐 기다리는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사실, 신입이라면 깔끔하게 인사하고 퇴근하는 게 오히려 더 나아요.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하고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이 한 마디가 더 자연스럽고 보기 좋아요.
신입사원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다”, “나 정말 열심히 합니다!”라는 이미지를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심으려는 거예요(그래서 괜히 눈치 보며 자리에 남아 있고, 선배가 안 일어나면 나도 못 일어나는 그런 ‘퇴근 타이밍 눈치게임’에 말려들죠). 근데 여기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어요. 회사에서 ‘좋은 사람’보다 중요한 건 결국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사실.
퇴근은, ‘허락받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다음 날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자기관리의 일환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저 퇴근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조차 못 꺼내는 분위기 속에서 자꾸 착한 '척', 열혈 '척' 할 필요는 없어요. 이게 바로 일종의 ‘신데렐라 컴플렉스’일 수 있어요. 누가 “이제 가도 돼요”라고 말해줄 때까지 괜히 기다리고, 그 눈치에 맞춰 움직이려는 심리 말이에요.
💡 현실 예방법
- 팀장이나 실무 선임이 먼저 퇴근하면, “저도 퇴근해보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다들 자리에 있을 땐, 눈치보다 말 걸기 어려우면 슬쩍 짐 정리하면서 눈치 주고, 일어나 "오늘 고생하셨습니다!"라며 인사하고 당당하게 퇴근하기!
- (퇴근의 이유를 꼭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퇴근 후 루틴이 있다고 말하기! (모임 있어요, 자기 계발해요 등!)
총 2편의 글로 첫 출근 실수 유형 10가지를 알려 드렸어요. 낯선 환경에서 실수하지 않으려 애쓰는 마음, 그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곰곰이 들여다보면, 이 실수들은 단지 ‘첫 출근’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배려, 관찰력, 태도, 그리고 적절한 거리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10가지의 이야기는, 회사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라, 살아가며 만나는 어떤 관계 속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에티켓이기도 해요.
그러니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조금 어색하고, 서툴러도 괜찮아요. 성실하게 듣고, 조심스럽게 묻고, 내가 아닌 '우리'의 호흡을 살피려는 태도만 있다면 첫 출근은 물론, 앞으로의 사회생활도 충분히 잘 해내실 거예요.
이 글이 여러분에게 가볍지만 오래 남는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첫 출근, 조용히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