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해요. 대부분 "내가 원하는 회사"보다 "내가 갈 수 있는 회사"를 먼저 고민하게 되죠. 현실적으로 선택지가 중소기업이라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기대와 다를 때도 많아요. 이번 글에서는 중소기업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와 한계를 현실적으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앞선 글에서도 계속 말했지만, 중요한 건 어디에 취업하느냐가 아니라,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쌓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예요. 중소기업에서 일하게 된다면, 그 안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함께 살펴봐요.
목차
시작 전, 한마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너무너무 어렵죠)
그렇기에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에서 시작했다면 "반드시 한 분야에서 특출난 성과를 내는 전문가가 되겠다"라는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해요. (전문가가 되면 회사에서 나를 필요로 하게 만들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전 중소기업을, 중기업과 소기업으로 나누고 싶어요.
- 중기업: 매출이 안정적이거나 상승 중인 곳. 내실을 다져가는 과정에 있는 회사.
- 소기업: 매출이 안정적일 수는 있지만, 회사 규모가 작아서 체계보다는 매출을 내는 데 집중하는 곳.
제가 추천하는 3순위의 중소기업은 "체계는 부족하지만 매출 높은, 일 많은 중소기업"이 바로 중기업을 의미하거든요. 의외로 매출은 높은데 조직 체계가 엉성한 회사가 많아요. 이런 회사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어요.
📌 이런 회사의 특징
- 연매출은 높은데 직원이 적다 → 결국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게 됨
- 특정 거래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 고객사 하나가 빠지면 회사가 흔들릴 위험이 있음
- 대표(및 경영진)가 감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 프로세스보다는 직감과 경험에 의존하는 경영 방식
- 일이 많고, 시스템은 부족하다 → 직원들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구조
이런 회사들은 대표의 개인 역량과 직원들의 희생(?)으로 굴러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면, 이런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와 한계는 무엇일까요?
체계 부족하지만 매출 높은 일 많은 중소기업
실무 경험을 압축해서 쌓을 수 있다
대기업에서는 신입이 몇 년 동안 한 가지 업무만 맡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체계가 부족한 중소기업에서는 "이거 해봐", "저것도 좀 도와줘" 하면서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맡게 되는 경우가 흔해요. 덕분에 업무의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고, 자연스럽게 일머리가 트이게 됩니다.
또한 모든 직원이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몇몇에게 일이 몰린다는 점이에요. 처음에는 힘들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게 커리어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더 많이 잡는 길이에요. 다만 일에 매몰되지 않도록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는 게 필수예요.
한 가지 문제는 너무 넓게만 경험하고,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이직할 때 중소기업으로 다시 가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이 경험을 제대로 활용하면, 강력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어요. 중소기업에서는 한 가지만 잘하는 것보다, 한 가지는 완벽하게 하되 두루 섭렵할 줄 아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습니다. 이걸 잘 살리면, 다음 커리어에서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조직이 작은 만큼, 빠르게 보이는 내 성과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내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조직이 크다 보니 성과가 묻히기 쉬워요.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일한 만큼 바로 인정받을 확률이 높아요. (이건 정말 꿀임!!) 인풋 대비 아웃풋을 빠르게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면, 중소기업이 맞을 수도 있어요.^^
📌 성과가 잘 보이면?
- 빠른 승진 가능
- 연봉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 확보
- 이직할 때 강력한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
- 실패, 성공 무관하게 "내가 이만큼 해냈다"는 빠른 성취감
체계는 부족하지만 매출내고 있는 회사라는건 결국 마켓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성과를 내서 인정받게 되면, 이런 회사에서 다룰 수 있는 정보의 종류와 양이 달라지는 것도 중요하게 봐야 해요.
성과 인정이 빠르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중소기업에서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성과를 인정받으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기회도 함께 늘어난다는 점이에요.
기업 규모가 클수록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행해보기가 쉽지 않아요. 제안 하나 올리려 해도 보고서 작성, 검토, 승인 과정이 복잡해서 한 번 성사시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죠.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성과를 내고 인정받기 시작하면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요. "한번 해볼까?"라는 의사 결정이 훨씬 빠르게 이루어지죠. 즉,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거예요.
회사의 돈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그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기회예요. 큰 조직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해 시도조차 못 해보는 경우가 많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과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면, 이런 경험을 직접 쌓을 수 있어요. 월급을 받으면 이런 시도를 해본다? 와우,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해봐야겠죠!
대표(경영진)과 가까이에서 일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대표나 임원과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회사 운영의 큰 그림을 직접 볼 기회가 많아요. 하지만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경영진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기업 규모가 커지면 대리 → 과장 → 차장 → 부장 → 팀장 → 임원 → 대표까지 보고 체계가 길어져서 전체적인 사업 흐름을 직접 이해하기 어렵죠. 대부분의 결정이 탑다운 방식으로 내려오다 보니, 신입이나 실무자 입장에서 경영진의 의도를 알기 쉽지 않아요.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대표와 직접 이야기할 기회가 많고, 사업 방향성과 의사 결정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단순히 사업 흐름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복지나 회사 정책 등에 대한 제안을 할 기회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상사를 단순한 ‘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태도예요.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배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능해요.
↓ ↓ ↓ 대표와 대화가 인생을 바꾼 실제 사례 ↓ ↓ ↓
중소기업에 다니던 30대 초반의 O 씨는 회사 대표에 대한 불만이 많았어요. 언행이 거칠고,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는 대표의 태도부터 불합리한 급여 체계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죠.
O 씨와 식사 자리를 갖게 된 저는 O 씨와 긴 대화를 나눴고, 결론은 '대표와의 면담을 해보자!'였어요. 단, 제가 제안한 면담은, 불만을 말하는 면담이 아닌, '대표의 이야기를 듣는 면담' 방식. 나의 불만을 쏟아내는 게 아니라 대표가 왜 이 회사를 시작했는지, 어떤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싶은지를 듣고, 나아가 대표가 갖는 직원에 대한 불만을 역으로 듣는 면담을요.
대표와 제대로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은 O 씨는, 결국 용기를 내서 대표와 대화할 자리를 만들었어요.
중도 생략, 결론만 말씀 드리자면, 불만을 말할 줄 알았던 O 씨의 입에서 나온 말이, 불만이 아닌, '대표가 사업을 하게 된 이유', '그의 경영 철학', '회사 운영 계획', '직원에 대한 불만' 이었기에 초반에는 서로 쭈뼜거렸지만, 장작 2시간에 걸쳐 사업 스토리를 포함한 회사의 역사(?)의 대화를 주고 받았다고 해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O 씨는 사람으로서 대표를 이해하는 부분이 생겼고, 본인이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어요. 그리고 그 방향에 맞는 일 처리를 해갔고요.
그 결과?
v 회사 내 높은 실적을 인정받음
v 평소 쌓아온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해외 프로젝트에 추천, 월 300만원이던 급여가 월 1,200만원으로 뜀
v 지금은 창업까지 성공해서 대표이사가 됨
이후 O 씨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 중 하나로 그 대표와의 대화의 시간을 꼽고 있어요.
재밌죠? ^^
📌 독이 될 수 있는 것들
체계 없음 = 결국 내 성장도 내 몫
이건 정말 현실적인 문제예요. 많은 중소기업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적거나 없고, 사수가있어도 기대했던 ‘능력자’가 아닐 확률이 높아요. (경험은 많지만 제대로 가르쳐줄 역량이 없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문제들?
- 신입인데도 "알아서 해봐"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고,
- 도움을 요청할 선배가 없어서 시행착오를 겪을 확률이 높고,
- 멘토가 없으니 커리어 방향을 잡기가 어려워요.
결국 내 성장 속도는 내가 얼마나 스스로 배우고 겪으려 하느냐에 달려 있어요.
그럼 무엇을 성장이라 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일을 오래했다고 해서 성장하는 건 아니에요.
가장 좋은 기준은 내가 한 일을 ‘정량적 성과’로 증명할 수 있느냐입니다.
-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서 생산성 20% 향상시켰음
- A 광고를 B방식으로 집행해서 매출 100만 원 증가했음
- 고객 상담 후 만족도 4.5점 이상 유지, 3개월 지속
이런 식으로 내가 한 일이 숫자로 증명되는 것이 진짜 능력이에요. 이런 능력은 중소기업이든 어디든 커리어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어요.
낮은 연봉, 부족한 복지 = 장기 커리어 계획 필수
솔직히 중소기업의 연봉은 대기업보다 낮고, 복지도 부족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목적은 "경험을 얻고 성장하는 발판"이 되어야 합니다.
이직을 고려할 때도 "도저히 실적을 낼 수 없는 환경이다!", "ㅇㅇ이 싫다!" 라는 이유가 아니라, "내 커리어가 정체되고 있다"**라는 신호를 받을 때 떠나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중소기업을 다니다 보면 정체기가 반드시 오게 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를 대비해서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쌓아놓는 게 중요합니다.
영 아닌 사람이 중요한 자리에 있다
이건 중소기업에서 꽤 자주 벌어지는 일이에요. 경험이나 실력과 무관하게, ‘영 아닌 사람’이 팀장, 차장, 부장, 심지어 임원 자리에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 이유는 간단해요.
중소기업은 HR 체계가 부족하거나 이제 막 만들어지는 단계인 경우가 많아요.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충분히 숙성된(ㅋ) 시스템이 아닐 확률이 높죠. 그러다 보니 리더로서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승진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사람 밑에서 일하다 보면 제대로 성장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 이런 환경에서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 떠날 것인가
- 남을 것인가
"나는 그냥 적당히 벌고, 적당히 살 거야."
이런 마인드라면 떠나는 걸 추천해요. 사람 좋은 곳이 많은 회사를 찾아 가는 게 훨씬 나아요.
"나는 창업을 계획하고 있거나, 내 손으로 A부터 Z까지 다 경험해보고 싶다."
이런 마인드라면 남아도 괜찮아요. 이런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고 성장하는 사람들이 결국 나중에 큰 기회를 잡아요.
세상에는 이런 경험을 거쳐 성공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아는 것입니다.
언제 닫을지 모르는 회사의 문
이건 정말 현실적인 문제예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상황이 나빠도 매각하거나 대응할 자산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아요. 매출 한두 개만 꼬여도 회사가 휘청거릴 수 있고, 심하면 하루아침에 문을 닫기도 해요.
물론, 아무리 잘 따져봐도 결국 회사가 망하는 건 하늘의 뜻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대비도 없이 무작정 다니다 보면, 언젠가 갑자기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라는 통보를 받을 수도 있어요.
📌 그래서 최소한 이 정도는 미리 체크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 해당 기업의 업력이 얼마나 되는지?
- 주된 고객사가 몇 개인지?
- 최근 매출 흐름이 안정적인지?
이런 요소를 미리 살펴보면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요. 물론 100%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마련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장점도 많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분명히 존재해요. 대기업처럼 안정적이지 않고, 체계가 부족한 곳도 많아요. 업무량이 많고, 연봉도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하느냐, 회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중소기업은 커리어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고,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도 있어요.
중소기업에서 시작한다고 해서 커리어가 뒤처지는 건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빠르게 실무를 익히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기회가 많아요. 하지만 이런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회사에서 나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 경험을 다음 단계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다닌다면, 중소기업이든 어디든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어요.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일에 매몰되면 안되다는 거예요. 일=내가 되면, 내가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착각을 하는 순간이 분명 오고, 그 착각은 우리의 눈을 가릴 것이라는 점이에요. 이 눈을 덮지 않기 위해서는, 회사와는 공유가 되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성장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고, 성장 목표는 꼭 정량적 수치로써 입증할 수 있는게 좋다는 거. (진짜 추천!!!!)
중요한 건 취업이 끝이 아니라,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처음의 선택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걸 최대한 얻고, 다음 기회를 만들 준비를 하는 것, 그게 더 중요해요.
어떤 선택을 하든 여기서 멈출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발판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도전해 보세요.